치유

오늘 지인의 결혼식이 있어.. 오랜만에 긴 지하철 여행을 했다.

북적북적거리는 지하철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책을 펼쳤다.
공지영의 [괜찮다, 다 괜찮다]

평범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공지영 작가가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요즘에 알게 됐죠,
기도해서 병을 낫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람들한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치유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 전부터 어디를 가면 사람들이 와서 자기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해요.
" 저 이런 얘기 태어나서 처음 해봐요"
......
나중에는 그런생각이 들더라고요.
털어놓는 자체가 치유의 시작이거든요.

털어놓는 자체가 치유의 시작이라..

아직 마음속에 꼭꼭 담아두고 열지 못한..가슴아픈 일들이 생각난다.

내가 생각하는 치유란...시간의 흐름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지영 작가의 치유란..털어놓는 것이다.

내가 공지영작가의 방식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사생활에 엮인 기막힌 운명.
어쩌면 그것이 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지도 모른다.
사람관계에 있어서의 우유부단함과, 쉽게 정을 주고 어렵게 정을 떼는 나로서는.

백명의 지인들이 결코 너와 관계 없었던 일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그래도 그것이 다 내탓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속에 자물쇠를 채우는게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털어놓을수 있게되고 언젠가 치유되겠지.
돌고 돌아 사람들의 치유방법은 결국 오십보백보의 차이네..

오늘따라 먼저 간 그사람이 생각난다..